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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부산지역 대형마트 노동자 "의무휴업일 평일 변경 중단해야"

부산지역 대형마트 노동자들이 부산시와 지자체 등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변경 추진에 반대하고 나섰다.마트산업노조 부산본부 조합원들은 8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일요일인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평일로 바꾸면 침체한 경제가 살아날 것처럼 말하는 것은 기만"이라고 말했다.노조는 "대구시가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이후 대구시 유통 소매업의 상당수가 폐업하거나 업종을 변경했다"며 "그런데도 부산시 등은 의무휴업일 변경의 주된 이유로 지역 상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2020년 이후 부산지역 대형마트 6곳이 폐점한 것은 매출 부진 때문만은 아니다"며 "영업실적이 좋지만, 현금 마련을 위해 매각한 점포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노조는 "애초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지정 근거인 유통산업발전법에는 '공휴일이 아닌 날을 의무휴업 일로 지정하려면 이해당사자와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정했음에도 이해당사자 중 하나인 마트 노동자의 의견은 묻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한편 부산시에 따르면 동구, 사하구, 강서구, 연제구, 수영구 등 5개 구는 5월 중에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을 추진한다. 나머지 11개 구·군은 7월 중에 의무휴업일을 변경할 예정이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3.08 14:01
경제

마트 먹거리 중심 '리뉴얼', MZ고객 잡고 매출 뛰었다

대형마트의 리뉴얼 전략이 통했다. 폐점 대신 먹거리를 중심으로 고객이 방문하고 싶고 오래 머물고 싶은 매장으로 탈바꿈한 결과, 방문객은 물론 매출도 크게 늘고 있다. 업계에서 마트의 리뉴얼 열풍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최근 서울 월드컵점, 인천 간석점, 청라점 등 7곳의 매장을 ‘메가 푸드마켓’으로 탈바꿈시켰다. 리뉴얼은 매출 호조라는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오픈 후 한 달간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46% 증가했다. 한 달간 7개 점포의 전년 동기 대비 고객당 구매 금액도 40% 증가했다. 간석점과 월드컵점의 한 달 매출 역시 전년보다 80% 증가했고 고객당 구매 금액도 각각 40%, 84% 증가했다. 리뉴얼 후 한 달간 인천 지역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도 20% 증가해 인천 지역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형 마트’의 거점으로 인천을 선택한 데 따른 효과다. 7개 점포 리뉴얼 이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 고객이 늘었다는 점이다. 모든 연령대에서 고객 수가 증가했으며 특히 젊은 20대와 30대 고객 증가율이 각각 37%, 17%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증가 폭을 보였다. 최근 MZ세대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맡김차림’과 1인용 소포장 상품을 확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음식도 경험과 소통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1인 가구 증가를 겨냥한 것이 적중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특별한 먹거리에 관심이 늘어난 요즘 다양한 먹거리 상품에 대한 수요가 대폭 증가해 이를 겨냥했다”며 “올 연말까지 총 17개 점을 메가 푸드마켓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12개 점포를 폐점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던 롯데마트도 지난해부터는 먹거리 중심의 리뉴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롯데마트 시그니처 매장인 '제타플렉스'는 '보틀벙커' '룸바이홈' 등 특색있는 전문점을 기반으로 개점과 동시에 인기를 끌었다. 특히 회 코너 매출은 전년 대비 120% 이상 상승했다. 이 매장에서는 고객이 전자메뉴판을 통해 횟감 종류와 두께를 선택할 수 있고 회는 물론 초밥, 후토마끼, 하꼬스시 등 다양한 조리법으로 상품을 제공한다. 와인 전문 매장인 보틀벙커도 매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오픈 이후 지금까지 매출 단독 신장률이 329.6%에 달한다. 롯데마트는 이 기세를 몰아 올해 30여 개 점포를 추가로 리뉴얼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가 지난해 리뉴얼한 점포 18곳 상황도 비슷하다. 모두 리뉴얼 이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천점은 지난해 7월 리뉴얼 오픈 후 30.4%, 서귀포점은 한 달 앞선 6월 오픈 후 25.7% 매출이 뛰었다. 올해도 신장세는 이어가고 있다. 이천점과 서귀포점의 지난 1~2월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25.8%, 12.9% 늘었다. 이마트는 2020년 월계점을 시작으로 9개, 지난해 18개 매장을 ‘미래형 점포’로 재단장했다. 이마트는 올해도 10개 점 이상 리뉴얼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이 '리뉴얼 특수'를 누리고 있는 만큼 새 단장을 하는 지점들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기존과 다른 상품·서비스를 선보여 신규 소비자 유입과 매출 증대를 꾀하는 시도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2.03.24 07:00
경제

규제에 막힌 대형마트…폐점·실직 악순환

한때 '유통 공룡'으로 불리며 국내 유통 시장을 장악했던 대형마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과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해를 거듭할수록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어서다. 수익성 악화가 폐점으로 이어지면서 직원들의 고용불안도 커지는 모양새다. 정부의 유통산업발전법이 당초 입법 취지인 골목 상권을 살리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들의 경영 부담을 가중해 투자 및 고용 측면만 악화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편의점에도 밀리는 대형마트…폐점 속출 1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1년 연간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지난해 매출 비중은 15.7%로, 2020년(17.9%)과 비교하면 2.2% 줄었다. 연간 매출도 전년보다 2.3% 하락했다. 같은 기간 백화점의 매출이 24.1%, 편의점은 6.8%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업계는 정부 규제와 함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다중이용시설 기피, 점포 수 감소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대형마트는 편의점에도 밀렸다. 대형마트가 편의점보다 시장 점유율이 낮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 지난해 유통산업에서 편의점이 차지한 점유율은 15.9%로, 대형마트(15.7%)보다 0.2% 더 높게 나타났다. 이런 상황의 심각성은 대형마트업계의 실적을 보면 더욱 잘 확인할 수 있다.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의 영업이익은 2017년 8988억 원에서 2020년 3863억 원으로 무려 5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대형마트는 2019년 말 전국적으로 406개였던 매장을 작년 말 현재 384개로 줄였다. 올해도 이마트는 오는 5월 시화점 문을 닫는다. 문제는 대형마트의 폐점이 직·간접적인 고용뿐만 아니라 주변 상권 고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데 있다. 한국유통학회에 따르면 대형마트 1개 점포가 문을 닫으면 945명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반경 3㎞ 이내 범위에서 429명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 1개 점포가 문을 닫으면 총 1374명의 고용이 감소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많이 도태되게 되면 그만큼 소비자의 편의성이 줄게 되고 그 지역 상권이 같이 죽는다"며 "일자리 파급 효과도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온라인으로 편중되는 소비패턴 변화에 정치권의 영업 규제까지 덮쳐 대형마트의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직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과도한 규제 풀어달라" 대형마트는 줄어든 입지를 다시 강화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지만 성공할지 미지수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잠실점 리뉴얼을 진행했고, 올해는 기존 매장을 창고형 할인점으로 리뉴얼하고 있다. 지난달에만 송천점, 상무점, 목포점 등 3개 점포를 리뉴얼했고 이달에도 리뉴얼이 예정된 상태다. 이마트는 최근 2년간 총 27개 매장 리뉴얼을 단행했다. 2020년 9개, 지난해 18개 등이다. 홈플러스 역시 올해 17개 점포를 리뉴얼할 예정이다. 업계는 대형마트 자체의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정부의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의무휴업'과 '업무 시간제한'을 새 정부가 반드시 풀어줘야 할 규제라고 주장했다. 대형마트는 오프라인 사업의 특성상 주말 매출이 평일 매출보다 훨씬 높다. 그러나 지난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되며 대형마트는 월 2회 일요일에는 영업하지 못한다. 이 같은 규제의 주목적은 전통시장 살리기다. 이와 함께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제한하는 것도 대형마트가 완화해주길 바라는 규제 중 하나다. 쿠팡이나 마켓컬리 같은 온라인 유통업체가 급성장한 상황에서 이들은 특별히 규제하지 않으면서 유독 대형마트만 전통시장 매출 감소의 주범으로 모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들 온라인 유통업체는 새벽배송과 야간배송 같은 서비스로 사실상 아무 규제 없이 마음 놓고 영업하고 있다. 반면 대형마트는 오프라인 매장 휴무일에는 온라인 배송조차 불가능한 이중 규제에 놓여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를 규제하는 것이 진정으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살리는 것인지 이젠 실효성을 따져봐야 할 때가 됐다"며 "이미 많은 사람이 쿠팡이나 마켓컬리 같은 곳에서 장을 보는데 왜 그들은 규제하지 않고 대형마트만 불이익을 당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단적으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새벽배송조차 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심각한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노총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이하 이마트노조) 역시 지난 2일 호소문을 내고 "시대에 맞지 않는 유통업 규제가 유통산업 후퇴와 함께 노동자 일자리를 감소시키고 있다"며 "(정치권은)제대로 된 유통산업 발전방안을 내달라"고 촉구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2.03.15 07:00
경제

몇 개 안 남은 매장 또 폐점…출구 없는 토종 뷰티 기업 에이블씨엔씨

토종 화장품 기업 에이블씨엔씨가 갈림길에 섰다. 코로나19로 뷰티 시장이 고전하는 가운데, 매출도 내림세다. 자체 멀티숍인 '눙크' 매장과 '미샤플러스' 매장을 잇달아 폐점하면서 적자 폭만 줄여나가는 처지다. 혁신적인 제품은 물론, 눈에 띄는 마케팅도 보이지 않는다. 매장 폐점 가속화 '눙크 석계점 영업종료 되었습니다. 그동안 감사합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노원구 월계동 석계역 인근에 있는 눙크 매장 앞에 붙은 안내문이다. 눙크는 에이블씨엔씨가 2019년 자체 브랜드인 '미샤', '어퓨' 외에도 타사 브랜드까지 모두 취급하는 멀티플랫폼을 만들겠다면서 론칭한 멀티숍이다. 그러나 석계점이 폐점하면서 한때 100개 점포를 넘보던 눙크는 13개로 쪼그라들었다. 남은 곳 역시 대부분이 장기간 계약을 맺은 대형마트에 입점한 점포로 사실상 문을 연 눙크 가두점은 1~2개뿐이다. 에이블씨엔씨는 눙크의 대체안으로 키우던 미샤플러스도 줄여나가고 있다. 눙크 출점 속도가 느리자 종전에 있던 미샤 매장에 '플러스'란 글자를 더 붙인 멀티숍이다. 그러나 700여 곳에 달하던 미샤 매장은 현재 400여 개까지 줄었다. 매장문을 닫아 손실을 메우는 형국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670억원 대비 14% 감소한 577억원이었다. 영업손실 규모는 작년 동기 150억원에서 46억원으로 줄였다. 김혜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3분기부터 원가율 개선, 인건비 등 고정비 절감, 광고비 효율화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손실 폭을 축소 중"이라고 분석했다. 비용 효율화는 한계가 있다. 성장을 위해서는 동력이 절실하다. 에이블씨엔씨 측은 일본과 미국 실적 확대, 온라인 사업 개편, 오프라인 채널 효율화로 반전을 일구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개똥쑥', '보랏빛 앰플' 등 과거 에이블씨엔씨의 반등을 이끈 혁신적인 제품이 나오지 않고 있다. 진부한 수상 소식이나 '1+1행사'로는 실적 개선이 힘들다. "LG생건에 매각 불발" 에이블씨엔씨의 최대 주주인 IMM PE는 지난해 6월 김유진 IMM오퍼레이션즈그룹 대표를 신임 대표집행임원으로 선임했다. 5개월 뒤인 11월에는 신유정 전 KG할리스에프앤비 대표를 신임 상무로 앉혔다. 모두 IMM PE의 투자 성공사례로 꼽히는 '할리스커피'의 매각을 이끈 주역이다. IMM PE가 두 사람을 에이블씨엔씨로 모은 것은 투자금 회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상황이 녹록지 않다. 코로나19로 K뷰티 업황이 급속하게 가라앉았다. 에이블씨엔씨를 품에 안기 위해서는 수천억 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한데, 현재로써는 이런 빅딜을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이 보이지 않는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초 IMM PE 측과 함께 에이블씨엔씨 매각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LG생활건강이 협의가 불가능한 수준의 제시액을 내밀면서 매각 논의도 깨졌다"고 전했다. IMM PE는 2017년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하면서 지부 인수에만 3000억원가량을 쏟아부었다. 이후에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수천억 원을 에이블씨엔씨에 투입한 바 있다. 다만 이에대해 LG생건 관계자는 "인수합병(M&A) 파트에서 에이블씨엔씨 인수와 관련해 검토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에이블씨엔씨는 전 세계 찾기 힘든 브랜드숍을 만든 기업이다. 또한 토종 화장품 기업으로서 K뷰티계에서 차지하는 의미와 비중이 상당한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IMM PE의 출구가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에이블씨엔씨라는 뷰티 기업의 존폐 자체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1.11 07:00
경제

[2021 유통] 비대면 수요 잡기 위한 구조조정·M&A 봇물

올해도 코로나19는 우리 일상 깊숙이 파고들며 많은 것들을 바꿔 놓았다. '비대면' '온라인 쇼핑'의 생활화도 큰 변화 중 하나다. 이에 전통적인 유통 강자로 통했던 롯데·신세계 등은 비대면 수요를 잡기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함께 굵직한 인수·합병(M&A)을 단행했다. 비대면 수요 대응을 위해 올해 기업들이 기반을 다졌다면 내년에는 본격 실행에 옮기며 경쟁할 전망이다. 코로나 타격 유통 대기업, 구조조정 칼바람 20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로 유통 대기업들은 큰 타격을 받았다. 백화점은 '보복 소비'에 따른 명품 매출 증가로 그나마 선방했지만, 이렇다 할 경쟁력이 없는 대형마트는 점포를 방문하는 고객이 급격히 줄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고스란히 매출로 직결됐다. 업계 1위 이마트의 지난 3분기 별도기준 할인점 영업이익은 803억원으로 29% 감소했다. 롯데마트의 영업이익 역시 1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5% 줄었다. 실적이 빠르게 줄자, 유통 대기업들은 너나할것 없이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3대 대형마트 중 가장 많은 점포 매각을 결정한 곳은 롯데마트다. 지난해부터 올해 3분기까지 구리점 등 총 12개 점포를 철수했다. 홈플러스는 대전탄방점과 대구스타디움점이 각각 올해 2월과 6월 영업을 종료했다. 홈플러스 1호점인 대구점도 개점 24년 만에 오는 24일 문을 닫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난해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전반적인 불황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점포 매각을 통한) 자산유동화를 추진했다"며 "자산유동화를 통해 마련된 자금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자산유동화란 부동산과 같은 비유동성자산을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는 증권으로 변환해 이를 매각함으로써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을 뜻한다. 다른 마트들에 비해 그나마 상황이 나은 이마트도 올해 초 인천공항점, 동광주점 등 2개 매장에 대한 폐점을 결정했다. 인력 조정도 잇따랐다. 롯데마트는 올해만 2월과 11월 두 번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총 200여 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마트의 3분기 말 기준 직원 수도 2만4655명으로 전년 대비 655명 감소했다. 비대면 강화가 살길…M&A 광폭 행보도 구조조정과 맞물려 유통 대기업들은 앞다퉈 M&A 시장에 뛰어들었다. 코로나를 계기로 지속 가능한 경영과 비대면 강화가 기업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지난 3월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미국 뉴용 증시에 상장하자, 이에 자극받은 유통 공룡들은 그 어느 때보다 공격적인 M&A에 나섰다. 실제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해 유통업계에서 추진한 M&A 건수는 총 10건이었다. 지난해에는 4건에 불과했다. 10건의 M&A에 투입된 현금은 총 5조3211억원에 달했다. 올해 유통 업계 빅딜은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다.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인수하면서 이마트는 3조5591억원을 건넸다. 10조원대 M&A로 기록된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문 인수건 다음으로 가장 큰 규모다. 롯데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올해 3월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롯데쇼핑은 사모펀드 유진-코리아오메가 컨소시엄에 참여해 중고나라 지분 93.9%를 1000억원에 인수했다. 이 과정에 롯데쇼핑은 유일하게 SI로 참여해 약 300억원의 투자금을 부담했다. 특히 다른 재무적투자자(FI)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가구업계 1위 사업자인 한샘을 인수한 것도 롯데쇼핑이다.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가 한샘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전략적 투자자로 2995억원을 출자했다. GS리테일은 지난 4월 메쉬코리아에 508억원을 투자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선 데 이어 7월 펫 프렌즈 인수, 8월 요기요 인수 등을 연이어 성사시켰다. 특히 e커머스 부문 투자에 대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요기요 외에 반려동물 커머스 플랫폼인 펫프렌즈, 어바웃 펫에 투자했다. 물류 부문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공룡들이 올해 대규모 M&A에 나선 배경은 네이버·카카오·쿠팡 등의 공격적 행보와 코로나19으로 인한 소비 패턴의 변화에 있다"며 "올해 일어난 다양한 M&A가 당장 내년부터 유통업계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마트 폐점 역시 올해를 기점으로 줄어들 전망"이라며 "폐점 대신 ‘체류형 매장’을 목표로 리뉴얼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12.21 07:01
경제

느슨한 방역 덕, 백화점·대형마트 호실적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지난 2분기에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보복소비 심리 확산으로 명품 등 패션 매출이 늘어난 데다 집밥 트렌드 여파에 식품 매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이런 호실적의 배경으로 사실상 무제한 입장이 가능토록 해준 정부의 느슨한 방역 조치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원제한·영업시간 단축 등의 여파로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는 자영업자들과 대조된다는 지적이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 3사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의 2분기 매출은 72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늘었고, 신세계백화점은 4969억원으로 15.0%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신규 출점 효과로 같은 기간 매출액이 5438억원으로 28.1% 늘었다. 영업이익은 더 큰 폭으로 늘었다. 롯데백화점의 2분기 영업이익은 620억원으로 40.9%, 신세계는 670억원으로 180.3%, 현대는 653억원으로 148.9%나 증가했다. 특히 신세계의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백화점들이 코로나19 여파 속에도 선방한 것은 해외 명품이나 고가의 가전·가구 등의 매출이 지속해서 늘어난 영향이 크다. 해외여행이 막히고 코로나19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고가품 소비로 스트레스를 푸는 일명 보복 소비가 터진 것이다. 대형마트 '빅2'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마찬가지다. 이마트는 2분기 식품 매출이 15.7% 늘며 총매출액 3조89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9.6% 늘어난 규모다. 영업이익은 58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롯데마트는 점포 폐점 등의 여파로 매출이 4.8% 줄었으나 영업적자는 260억원으로 390억원 개선됐다. 거리두기 강화로 외출이 줄며 식품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하반기 전망도 밝다. 지난 20일 롯데가 동탄점을 개점한 데 이어 신세계가 오는 28일 대전 아트앤사이언스점의 문을 여는 등 신규 출점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인원제한·영업시간 단축 등으로 장삿길이 막혀 '폐업 위기'에 몰린 자업업자·소상공인들과 대조적이다. 실제 지난 22일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소상공인 폐업 점포 철거비 지원 신청은 1만2128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신청 건수(5962건)의 두 배를 넘어선 수치다. 소상공인 폐업 점포 철거비 지원 사업은 폐업 시 철거 비용 일부를 정부가 최대 200만원 이내에서 지원한다. 신청이 가장 많은 업종은 음식·숙박업으로 전체 50.1%(6074건)로 나타났다. 이어 도·소매업(18%·2205건), 기타서비스업(9%·1188건)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상가 점포 수 역시 올해 2분기 222만개로 전년 동기(256만개) 대비 34만개(13.5%) 감소했다. 이와 맞물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에 대한 '형평성' 문제마저 불거지고 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현재 유통산업발전법상 3000㎡(약 909평) 이상인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대규모 점포는 거리두기 4단계에서도 QR코드 체크인, 수기명부 등 출입자명부 관리 체계만 갖췄을 뿐 인원 제한 규제는 받지 않는다. 반면 식당·커피숍·주점 등은 오후 6시 이전 4명까지, 오후 6시~10시까진 2명까지만 모임이 가능하다. 여기에 23일부터는 영업시간이 오후 9시까지로 한 시간 더 단축된다. 경기도 성남 판교에서 주점을 운영 중인 A씨는 "훨씬 많은 사람이 모이는 백화점 등에 대해서는 집합 제한 등의 조치가 전혀 없다"며 "오직 소상공인에 의해서만 코로나19가 전파되는 것처럼 보여 답답할 뿐이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8.23 07:00
경제

'4차 대유행' 초기…유통업계 '긴장'

최근 수도권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백화점 등 유통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 4차 대유행 기미를 보이면서 지난해 업계를 덮쳤던 '셧다운 악몽'이 재현될까 우려하는 눈치다.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212명으로, 전날(746명)보다 무려 466명 늘었다. 이는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해 연말 '3차 대유행'의 정점(12월 25일 124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이자, 약 6개월 보름만의 1200명대 기록이다. 이처럼 확진자가 급증하자 유통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당장 백화점 등에서도 잇따라 집단감염이 발생하며, 자칫 대형 유통 업체가 4차 유행 진원지가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실제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관련 확진자는 이날 47명에서 계속 늘고 있다. 무역센터점에서는 지난 4일 직원 2명이 처음 확진된 이후 직원과 지인 등이 잇따라 감염됐다. 확진자가 잇따르자 무역센터점은 7∼8일 임시 휴점하기로 했다. 무역센터점은 이미 이달 5일 휴점한 데다 전날에도 오후 3시에 조기 폐점하면서 나흘 가까이 문을 닫게 됐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해 2월 롯데백화점 본점이 이틀간 문을 닫은 적은 있으나 이처럼 길게 휴점하는 것은 백화점 업계에서 처음이다. 다른 백화점과 마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는 지난 6일 매장 직원 중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해당 매장을 폐쇄하고 방역 조치를 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지난 2일 계산대 직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매장 영업을 일시 중단했다. 이마트 본사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 5일 직원 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사무실을 임시 폐쇄하고 직원들 모두 검사를 받았다. 유통가에서는 셧다운 공포와 더불어 모처럼 살아난 소비 불씨가 다시 꺼질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을 앞두고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는 등 매출 확대를 추진했지만, 자칫 지난해처럼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불안감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업체가 7월을 ‘터닝 포인트’로 간주하고 대규모 세일 행사와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승부수를 띄우려 했다”며 “이제는 하반기 매출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에 업계는 부랴부랴 방역 고삐를 죄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날부터 전 직원에게 KF94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롯데마트는 그동안 직원들에게 KF94 마스크나 덴탈마스크 중 하나를 쓰도록 했지만, 방역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KF94 마스크만 쓰도록 했다. 이마트나 홈플러스 등 다른 대형마트는 일단 기존 방역 조치를 유지하면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 여부 등에 따라 방역 강화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점포마다 매일 매장을 소독하고 출입구에 상주 인력을 배치해 고객들에 대한 발열 체크 등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며 "다만 최근 일부 지역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라 대응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7.08 07:01
경제

젝키 신곡 4일 이마트서 첫 공개···나영석 요청에 정용진 응답

“뒤돌아보지 말아요. 우린 끝났잖아요. ♪” 이마트가 유희열 안테나뮤직 대표가 작곡한 남성 그룹 젝스키스의 신곡 ‘뒤돌아보지 말아요’를 4일 전국 130여개 매장 폐장 곡으로 최초 선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이마트 관계자는 “2월 5일 정식 발매되는 젝스키스의 신곡 ‘뒤돌아보지 말아요’를 4일 이마트 전 매점에서 폐점 음악으로 선공개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대형마트에서 아이돌 가수의 음원이 선공개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를 통해 젝스키스의 이번 신곡 제작 과정을 공개한 나영석 CJ E&M PD 측은 지난달 25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에게 SNS를 통해 “음원이 정식으로 공개되기 하루 전 2월 4일 밤에 선공개로 이마트의 영업 종료 때 매장에 (음원을) 틀어달라”고 요청했다. 이마트 측은 “두손 두발 들고 환영한다”며 답글을 달았고, 양측은 이후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를 찾아주시는 고객분들에게 즐거운 이벤트가 될 수 있고, 젝스키스 팬들 대부분은 3040 세대로 이마트를 많이 이용하시는 연령대이기도 하다.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있을 거라는 전제하에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젝스키스의 이번 신곡은 유 대표가 지난해 7월 tvN 예능 프로그램 ‘삼시네세끼’에서 “안테나뮤직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15만명이 되면 (젝스키스를 위해) 발라드곡 1곡을 녹음하겠다”고 공언한 데서 시작됐다. 이후 안테나뮤직 채널 구독자 수가 15만명을 돌파하자 유 대표는 ‘뒤돌아보지 말아요’라는 제목의 발라드곡을 만들어 젝스키스에게 내줬다. 가사는 김이나 작사가가 맡았다. 대형마트에서 음원을 공개하자는 건 젝스키스의 아이디어인 것으로 전해졌다. 채널 십오야 측이 공개한 영상에서 젝스키스 이재진(41)씨는 “예전에는 길거리에서 노래를 들었다. 최근에는 주로 마트에서 노래를 듣게 된다”며 “마트에서 (우리 음악을) 한 번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 PD 측은 정 부회장의 SNS에 남긴 글에서 “유 대표의 소속사인 안테나와 젝스키스, 이마트의 상징색이 (모두) 노란색”이라며 “우연이 아니라 인연”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마트 기존 영업시간은 오후 11시까지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이마트 전 매장이 오후 9시면 문을 닫고 있어 협의가 이뤄질 경우 4일 오후 9시에 이마트 전국 매장에서 젝스키스의 신곡을 들을 수 있을 예정이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2021.02.01 14:58
야구

[IS 포커스] 또 나왔다 돔구장 건설 공약, 이마트는 다를까

SK와이번스를 깜짝 인수한 신세계그룹이 KBO리그에 화두를 던졌다. 바로 돔구장 건설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가 SK와이번스를 1352억8000만원에 인수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장기적으로 돔구장을 포함한 다목적 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등 인프라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26일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인천 경제자유구역에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청라'를 건설 중이다. 전체 부지 16만 5000㎡(4만9913평)에 문화·위락·레저공간을 포함할 예정인데, 돔구장을 연계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있다. 지난 4월 받은 건축허가 용도에 '운동시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신빙성을 더한다. 더욱이 신세계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내수 경제가 침체한 상황에서 거액을 들여 야구단을 인수했다. 그만큼 적극적이다. 야구계 안팎에선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돔구장 건설은 신생팀 창단이나 지방선거 때마다 나오는 '지키지 못할 약속'이었다. KBO리그 막내 구단인 KT도 마찬가지. KT는 2013년 1월 부영그룹과 경쟁 끝에 KBO리그 10번째 구단으로 확정됐을 때 야구발전기금 200억원 집행, 실업 야구단 6개 창단, 그리고 돔구장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시 서수원권에 5000억원을 투자해 4만석 규모의 돔구장을 2020년쯤 완공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첫 삽도 뜨지 못했다. 돔구장 건설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야구장보다 공사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 건설 기간도 길다. 국내 유일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은 착공 6년여 만인 2015년 9월 완공됐다. 공사 비용만 약 2400억원이 소요됐다. 개방형 야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2012년 12월 공사를 시작해 3년 2개월 만인 2016년 2월 준공됐다. 건설에 들어간 비용은 1600억원 정도로 고척스카이돔의 ⅔ 수준. 그만큼 돔구장 건설엔 어려움이 따른다. 리모델링이 필요한 부산 사직야구장은 선거철만 되면 돔구장 신축 얘기가 흘러나오지만 수년째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SK와이번스의 홈구장인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은 인천시와 2023년까지 임대 계약이 돼 있다. 계약 기간이 끝나더라도 인천시와 복잡한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청라 지역에 야구장을 건설한다면 인천시 입장에선 기존 구장을 어떻게 사용할지 난감할 수밖에 없다. 기존 시설이 자칫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의 시설 상태는 나쁘지 않다. 오히려 약 70억원을 투자해 만든 세계 최대 규모 전광판 '빅보드'까지 갖춘 괜찮은 구장이다. '빅보드'는 가로 63m, 세로 18m, 총면적 1138.75㎡에 달한다. 대각선 길이가 2580인치(65.53m)로 농구코트 3개를 붙여 놓은 크기. 화질은 최고 수준인 4K UHD이다. '스타필드 청라'와 돔구장을 연계하는 방법에 대한 기대감도 꽤 있다. 고척스카이돔은 서울에 건설했지만, 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접근성이 떨어지고 주차 공간이 부족해 불편함이 따른다. 인근에 위락시설도 부족하다. 고척스카이돔 지하상가는 여러 가지 문제로 모두 폐점한 상태. 경기가 없는 날에는 굳이 구장을 방문할 이유가 없다. 1년 중 홈경기가 72경기(포스트시즌 제외) 열린다는 걸 고려하면 야구장 운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성은 한계가 명확하다. 그런데 복합쇼핑몰과 돔구장을 연결하면 말이 달라진다. 주차난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고, 1년 내내 유동인구를 유지할 수 있다.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홈구장인 나고야돔이 대표적이다. 나고야돔은 바로 옆에 대형마트 이온몰이 있어 경기가 없더라도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야구와 마트의 결합은 신세계 이마트가 가질 수 있는 긍정적인 청사진 중 하나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신세계가 돔구장 건설을 시도한다면 야구단 운영 개념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돔구장을 짓고 위락시설이나 호텔이 함께 들어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그게 정용진 회장의 생각 아니겠냐"며 "인천은 국제공항이 있는 지역이다. 돔구장에선 공연도 가능한데 케이팝 공연이 열리면 대중문화를 선도할 수 있다. 야구단 운영은 적자를 피하기 힘든 구조지만, 흑자 구조로 가는 모델을 만들 수 있다. 획기적이다. 후발주자인 신세계가 KBO리그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1.28 06:01
경제

잇따른 폐점…대형마트, 구조조정 본격화

온라인에 유통 주도권을 내준 대형마트가 매출 급감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폐점 매장이 늘면서 수만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소비 변화로 생존 위기에 몰린 오프라인 유통업의 도미노 폐점을 막기 위해서라도 규제 강화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통 공룡' 옛말…사라지는 대형마트 5일 업계에 따르면 한때 '유통업계 공룡'이라고 불리며 국내 유통 시장을 장악했던 대형마트가 하나, 둘 문을 닫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13일 대구시 북구 칠성동에 있는 전국 최초 점포 홈플러스 대구점의 자산 유동화를 확정했다. 홈플러스 대구점은 지난 1997년 문을 연 점포다. 앞서 홈플러스는 올해만 3개 점포를 매각했다. 지난 7월 안산점(안산시 상록구 성포동)과 대전탄방점(대전시 서구 탄방동)을 9월에는 대전둔산점(대전시 서구 둔산동 소재)에 대한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마트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올해 벌써 8곳이 폐점했고 7곳도 폐점 갈림길에 섰다. 당장 오는 30일 서울 구로점과 도봉점(빅마켓)의 문을 닫는다. 여기에 강희태 롯데그룹 부회장은 향후 3~5년간 롯데마트 50개 곳을 폐점한다고 공언한 상태다. 대형마트 폐점의 배경에는 정부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내세운 영업규제, 이커머스 유통사와의 경쟁 심화, 집객인원 감소, 코로나19의 여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신규 출점 규제, 의무휴업일 지정 등을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이 지난 10년간 대형마트의 발목을 잡은 것이 직격탄이 됐다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형마트 매출액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매년 각각 1.2%, 4.9%, 2.9%로 성장세를 보였지만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이 시작된 2012년부터 2018년까지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마이너스 성장을 해왔다. 이마트는 급기야 지난 2분기에 창사 이래 첫 적자와 영업이익 -67.4%를 기록했으며 롯데마트는 261억원의 적자를 냈다. 2012년 당시 대형마트 3사의 매출액은 34조원이었지만 지난해 32조원으로 오히려 뒷걸음질 쳤으며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은 11.3%에서 8.7%로 줄었다. 대규모 실직 우려…정부는 오히려 규제 강화 문제는 대형마트의 폐점으로 인한 대규모 실직자 양산이 사회 문제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한국유통학회의 '유통규제 10년 평가 및 상생방안'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폐점은 대형마트에 관계된 고용뿐 아니라 주변 상권의 직간접 고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점포의 직접 고용 인력뿐만 아니라 입점 임대업체, 용역업체, 그리고 수많은 납품업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 것이다. 실제로 자료에 따르면 대형마트 1개 점포가 문을 닫으면 945명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반경 3Km 이내의 범위에서 429명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대형마트 1개 점포가 문을 닫으면 총 1374명의 고용이 감소하는 것이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 폐점 점포 수와 일부 대형 유통업체에서 밝힌 향후 폐점 계획을 반영해 전체 폐점 점포 수가 총 79개 점이라고 가정할 경우, 폐점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되는 근로자는 약 11만명에 달했다. 롯데마트만 놓고 봐도 향후 5년 내 매장 50곳을 폐점할 경우 최소 6만8700명의 실직자가 발생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와 국회는 규제를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 전통시장 주변 대형마트 입점 제한 규제 존속기한을 5년 더 연장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이미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또 대형마트에만 적용하는 영업시간 제한 규제를 앞으로 백화점·면세점·아웃렛·복합쇼핑몰 등으로 확대한다는 유통법 개정안이 2건이나 발의돼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규제를 두고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모바일로 시장 중심이 옮겨가는 추세에서 대형마트가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위협한다는 발상으로 기존 유통법 잣대를 현재에도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며 "무조건적 규제가 아닌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에 맞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0.11.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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